대구광역시 칠곡 vs 경상북도 칠곡군 잡지식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예고했지만, '칠곡'이라는 지명에 대해 짧게 한 번 써 봅니다. 헷갈리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서.


'칠곡'이라는 지명은 사실 외지인들이 들으면 참 혼란스러워할 만한 지명입니다. 떡하니 '경상북도 칠곡군'이 있는데, '칠곡'에 산다는 사람들에게 "아 그 '경상북도 칠곡군' 말하는 거지?"라고 물으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니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칠곡'이라는 말은 두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경상북도 칠곡군'을 뜻하고, 나머지 하나는 '대구광역시 북구에 속한, 금호강 이북의 무태조야동을 제외한 지역'을 뜻합니다.


이런 왜곡의 시작은 1981년으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당시 경상북도 대구시가 대구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주변에 있는 몇 개 지역들을 통합하게 되는데, 그 중에 '경상북도 칠곡군 칠곡읍'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칠곡읍'에는 칠곡군청뿐만 아니라, 각종 '칠곡'이라는 지명이 붙은 기관 및 시설물이 위치해 있었는데, 칠곡군청을 비롯한 몇몇은 왜관읍으로 이전해 갔지만, 일부는 '대구직할시 칠곡동'에 그대로 남게 됩니다.

그 후, 대구에 편입된 '칠곡동'에는 칠곡 1지구~칠곡 4지구까지의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루어져, 약 28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곳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현재 '칠곡동'은 '구암동', '동천동', '태전동' 등 10개가 넘는 동으로 쪼개어졌으며, 따라서 더 이상 대구광역시에 공식적으로 '칠곡'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지명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대구 시민들에게 '칠곡'이라고 하면 이 지역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요.


이러한 지명의 혼용은 당연히 각종 혼란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중앙고속도로 칠곡IC의 경우인데, '경상북도 칠곡군'으로 가기 위해 칠곡IC에서 내리니 정작 칠곡군은 나오지 않고 대구 외곽의 아파트 단지가 나온다는 불만이 속출했습니다. 때문에 한때 이름을 관음IC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그 외에, 칠곡초등학교와 칠곡중학교의 이름도 변경을 추진한 바 있지만 각 학교 동창회의 반발로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즉, 두 지역 주민들의, '칠곡'이라는 명칭에 대한 선호가 문제의 원인이라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당연히) 두 가지가 있는데, '대구 칠곡'이 다른 이름을 쓰거나, '경상북도 칠곡군'이 다른 이름을 쓰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인 쪽은 '대구 칠곡' 쪽입니다. 몇 년 전부터 대구시에서는 이 지역을 '강북'이라고 부르기로 정책을 세웠고, 실제로 최근에는 지역 내에서도 '강북'이라는 이름이 꽤 많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칠곡'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지만요.) 또한, '대구 칠곡'의 인구가 30만을 넘으면 '대구광역시 북구'에서 분구(分區)할 계획이 세워지고 있는데,1) 이 때의 명칭도 '강북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경상북도 칠곡군' 쪽에서는 지역 명칭을 군청 소재지인 '왜관읍'의 명칭을 따서 '왜관' 정도로 바꾸는 안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칠곡군의 인구가 조만간 15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 도농복합도시로의 승격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 때가 명칭을 바꿀 적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대구 칠곡' 쪽에 비하면 확률은 다소 낮은 편입니다. 일단 '왜관'이라는 명칭 자체에 대해서도 그 유래 때문에 지역 내에서 반발이 많은 상태라서 말이죠.


1) 실제로 '칠곡 3지구'의 택지개발 당시 구청이 세워질 자리를 남겨 두고 개발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그 자리는 공터로 남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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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zz 2009/07/23 13:36 # 삭제 답글

    정말 유용한 정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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