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21일
[IOI2009] 여행기 - Primorsko
* 이 글은 제 21회 국제정보올림피아드와 관련된 글의 일부분입니다. 전체 글 목록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대회가 끝난 다음 날은, 하루 종일 흑해 연안의 Primorsko로 여행을 가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사실 말이 "하루 종일"이지, 플로브디프에서 저기로 가는 데 5시간, 반대로 오는 데도 5시간이 걸리니 실제로 해변에서 보낼 수 있는 건 4~5시간 남짓이었다. 하루의 절반을 버스에서 보내야 하는 일정에 대해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어쨌거나 꼭두새벽에 일어나 바다로 출발.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Primorsko로 오가는 내내 경찰차가 앞에서 에스코트하면서 신호를 다 조작해 줬다고...... 어쩐지 버스는 휴게소에 멈춰 선 걸 제외하고는 쉴새없이 달렸다.

주최측에서 하루 치 식량으로 준비해 준 것들. 샌드위치 몇 개랑, 음료수 몇 개랑, 빵 몇 개랑, 과자 몇 개랑, 기타 이런 저런 것들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5시간 남짓 달려 드디어 바닷가에 도착! 바다는 한국에서도 2006년인가 2007년인가 이후로는 가 본 적이 없는데, 자그마치 흑해라니......





한참 바다에서 놀다가 근처를 보니, 바나나 보트를 태워 주는 데가 있었다. 그래서 '아, 저거나 타 볼까.'하고, 교수님께서 하사하신 50레바를 받아, 학생 4명과 나, L 주임님 몪의 48레바를 냈다. 각자 구명조끼를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바나나 보트에 올라 탄 다음,서서히 속력을 올려 가는 보트 위에서 즐거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바나나 보트를 끌고 가던 녀석이 오른쪽으로 진로를 확 돌리고, 바나나 보트는 기우뚱. 순간적으로 시야가 하얘졌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바다 속에 빠진 뒤였다.
일단은 내가 바나나 보트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으므로, 어떻게 보트에 달라 붙은 다음, 좌석 위에 달려 있는 끈을 잡고 올라타려고 하는데, 당연히 아무도 타고 있지 않은 보트를 한 쪽에서 잡아 당기니 보트가 뒤집어져버렸다. 그리고 난 다시 물 속으로 풍덩.
보트가 뒤집혀 있으면 죽도 밥도 안 되므로 일단 다시 보트를 원상태로 뒤집으려고 하는데, 일단 보트가 워낙 큰 데다가, 아래가 넓고 위가 좁은 구조다 보니 아무리 시도해 봐도 잘 안 된다. 그 때 멀리서 다가오는 인명 구조용 보트.
그래서 그 사람이 다시 보트를 원상 복귀시켜 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무리 내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바라봐도, 어째 우리를 건져 올려 줄 생각은 안 하고, 이 쪽을 바라보며 보트에 올라타라고 환하게 웃기만 한다. 그 때 문득 떠오른 생각.
그래도 일단은 살아야 하겠으니 어떡하겠는가. 자력으로라도 보트에 올라타야지...... 하고 보트 쪽으로 열심히 발을 저어 가는데, 몸은 앞으로 나가기는커녕 점점 뒤로 떠밀려간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트 반대쪽으로 발을 저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보트와 멀어져 간다. 결국 나머지 일행이 모두 보트에 올라타는 동안 나는 열심히 보트로 다가가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결국은 어찌어찌해서 보트가 내 쪽으로 다가와 주는 덕분에, 이렇게 흑해 바다에서 물고기 밥이 되지 않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사실은 구명 조끼를 입고 있었으니 어떻게 했더라도 죽지는 않았겠지만.
그러니 혹시 다음에 Primorsko에 갈 기회가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절대로 바나나 보트는 타지 마시길. 아, 1인당 8레바를 내고 '바다 위에서 비행기가 추락할 때를 대비한 비상 훈련' 그런 걸 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대회가 끝난 다음 날은, 하루 종일 흑해 연안의 Primorsko로 여행을 가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사실 말이 "하루 종일"이지, 플로브디프에서 저기로 가는 데 5시간, 반대로 오는 데도 5시간이 걸리니 실제로 해변에서 보낼 수 있는 건 4~5시간 남짓이었다. 하루의 절반을 버스에서 보내야 하는 일정에 대해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어쨌거나 꼭두새벽에 일어나 바다로 출발.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Primorsko로 오가는 내내 경찰차가 앞에서 에스코트하면서 신호를 다 조작해 줬다고...... 어쩐지 버스는 휴게소에 멈춰 선 걸 제외하고는 쉴새없이 달렸다.

주최측에서 하루 치 식량으로 준비해 준 것들. 샌드위치 몇 개랑, 음료수 몇 개랑, 빵 몇 개랑, 과자 몇 개랑, 기타 이런 저런 것들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5시간 남짓 달려 드디어 바닷가에 도착! 바다는 한국에서도 2006년인가 2007년인가 이후로는 가 본 적이 없는데, 자그마치 흑해라니......





한참 바다에서 놀다가 근처를 보니, 바나나 보트를 태워 주는 데가 있었다. 그래서 '아, 저거나 타 볼까.'하고, 교수님께서 하사하신 50레바를 받아, 학생 4명과 나, L 주임님 몪의 48레바를 냈다. 각자 구명조끼를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바나나 보트에 올라 탄 다음,서서히 속력을 올려 가는 보트 위에서 즐거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바나나 보트를 끌고 가던 녀석이 오른쪽으로 진로를 확 돌리고, 바나나 보트는 기우뚱. 순간적으로 시야가 하얘졌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바다 속에 빠진 뒤였다.
어떻게 된 거지? 물에 빠진 건가?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일단은 내가 바나나 보트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으므로, 어떻게 보트에 달라 붙은 다음, 좌석 위에 달려 있는 끈을 잡고 올라타려고 하는데, 당연히 아무도 타고 있지 않은 보트를 한 쪽에서 잡아 당기니 보트가 뒤집어져버렸다. 그리고 난 다시 물 속으로 풍덩.
아아...... 이렇게 난 흑해까지 와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인가.
안 돼. 여기서 인생을 헛되이 마무리할 수는 없어!
안 돼. 여기서 인생을 헛되이 마무리할 수는 없어!
보트가 뒤집혀 있으면 죽도 밥도 안 되므로 일단 다시 보트를 원상태로 뒤집으려고 하는데, 일단 보트가 워낙 큰 데다가, 아래가 넓고 위가 좁은 구조다 보니 아무리 시도해 봐도 잘 안 된다. 그 때 멀리서 다가오는 인명 구조용 보트.
아 그렇지. 바다니까 당연히 구조 요원이 있겠군.
살았다! 아직 나는 더 살 수 있어!
살았다! 아직 나는 더 살 수 있어!
그래서 그 사람이 다시 보트를 원상 복귀시켜 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무리 내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바라봐도, 어째 우리를 건져 올려 줄 생각은 안 하고, 이 쪽을 바라보며 보트에 올라타라고 환하게 웃기만 한다. 그 때 문득 떠오른 생각.
이 자식들. 우리를 일부러 빠트린 거구나.
그래도 일단은 살아야 하겠으니 어떡하겠는가. 자력으로라도 보트에 올라타야지...... 하고 보트 쪽으로 열심히 발을 저어 가는데, 몸은 앞으로 나가기는커녕 점점 뒤로 떠밀려간다. 그래서 이번에는 보트 반대쪽으로 발을 저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보트와 멀어져 간다. 결국 나머지 일행이 모두 보트에 올라타는 동안 나는 열심히 보트로 다가가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초등학교 때 바다에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 때도 튜브를 타고 아무리 팔을 앞으로 저어도, 뒤로 밀려나곤 했었지.
......
한국에 있는 가족들,
301동과 녹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친구들,
모두들, 안녕.
그 때도 튜브를 타고 아무리 팔을 앞으로 저어도, 뒤로 밀려나곤 했었지.
......
한국에 있는 가족들,
301동과 녹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친구들,
모두들, 안녕.
결국은 어찌어찌해서 보트가 내 쪽으로 다가와 주는 덕분에, 이렇게 흑해 바다에서 물고기 밥이 되지 않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사실은 구명 조끼를 입고 있었으니 어떻게 했더라도 죽지는 않았겠지만.
그러니 혹시 다음에 Primorsko에 갈 기회가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절대로 바나나 보트는 타지 마시길. 아, 1인당 8레바를 내고 '바다 위에서 비행기가 추락할 때를 대비한 비상 훈련' 그런 걸 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 by | 2009/09/21 01:10 | 기행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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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예요 (..)
하기사 전 캐리비안베이 파도풀에서 같은 경험을 했었군요 (....)